책의 표지와 환생을 다룬 내용. 그리고 나오키상 수상작이란 점에 제대로 낚였다. 다시 태어나서도 전생의 연인을 찾아가 못다 한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을 기대하며 이 책을 골랐었다. 결과는 대실패. 생각했던 그런 내용이 아니었음. 초반 미스미 군의 나이가 나오기 전까지. 루리와 미스미의 첫 만남과 극장에서의 두 번째 만남이 그려질 때까지도 괜찮은 흐름이다 싶었는데 이 소설.. 어디서부터 노선을 잘못 든 걸까. 사실 루리는 유부녀였고 미스미와 루리의 사랑은 순애가 아닌 불륜에 불과했다. 루리와 남편의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며 먼저 외도를 한 것은 남편이라고 설명해봤자 루리의 불륜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미스미가 좋았고 미스미와 함께 있고 싶었으면 남편과 이혼하고 미스..
앞서 읽은 섬, 짓하다에 이어지는 프로파일러 김성호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김성호 시리즈라고 하지만, 이 책에서 김성호의 분량은 미미하다. 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절반 이상이 다른 사람의 얘기로 가득하고, 주인공이어야 할 김성호는 100여 페이지를 지나치는 동안 언급도 되지 않는다. 심지어 프로파일링 장면마저 부족하다. 작가가 이번엔 과학수사에 올인한 듯. 프로파일러의 활약상을 기대하고 이 책을 선택한 나 같은 사람에겐 전작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그렇고 아쉬움이 클 뿐이다. 등장인물도 많은데 개인사도 빠지지 않는다. 수진의 실종된 남동생, 서연이 어린 시절 가출했다 겪은 일, 해정의 남편이 외도한 일, 해정과 밑층 노인 구용의 층간 소음에 얽힌 다툼, 구용의 투병 생활 등등.. 사이드 스토..
성형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주간파 게시판에서 비방을 받은 하나리. 그녀가 누군가에게 살해됐고 게시판에서 하나리를 주도적으로 비방했던 준희는 용의자로 검거된다. 박민철 형사는 준희가 범인이 확실하다며 성호에게 자백을 받아낼 것을 원하지만, 성호가 보기에 준희는 결코 범인이 아니다. 다른 진범이 있을 거라는 성호와 준희가 범인이 맞는다면서 성호의 의견에 대립하던 박 형사. 그리고 성호의 심문 후 자살을 시도한 준희. 성호가 준희를 심문하면서 애를 그렇게까지 궁지에 몰아넣은 것 같지도 않은데(준희가 궁지에 몰렸다면 그건 박민철 형사의 강압 때문이 아닐까.) 준희는 자살을 기도했고, 성호는 그 일로 주간파 사건에서 손을 떼고 여성 연쇄실종사건 수사를 돕기 위해 삼보섬으로 가게 된다. 성호의 삼보섬 전출을 위해 준..
폐쇄된 병원에 납치 감금된 다섯 남녀. 제한된 6시간 안에 클라운의 미션을 해결해야만 병원을 탈출할 수 있다. 미션 실패 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 병원 하면 하얀색이 떠오르고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납치된 사람들이 해당 장소를 탈출한다.. 라는 설정에서 영화 큐브가 떠올랐다. 주어진 게임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선 쏘우가.. 클라운의 존재가 직쏘 같기도 하고. 물론 소설은 영화만큼 잔인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클라운이 남긴 글에서 힌트를 얻어 열쇠를 얻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는 앱으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탈출 게임의 현실 버전인 건데.. 시간제한이 없었더라면 언젠가 클라운이 남긴 글에서 힌트를 얻어 열쇠를 찾아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제한 시간이 있는 이상 시간 내에 ..
현직 의사의 병원을 무대로 한 미스터리 소설이라기에 이해할 수 없는 의학용어가 나오면 어쩌나 걱정부터 했는데 기우였다. 가독성도 좋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다만, 술술 읽히는 만큼 가볍다. 폐쇄된 병원에 권총을 소지한 욱하는 성격의 범인, 범인에게 살해당한 간호사까지 등장하지만, 긴장감은 느껴지질 않는다. 마나미를 대하는 슈고의 태도는 뜬금없다. 자신이 수술한 환자이기 때문에 보호한다고 치기엔 과하고.. 마나미가 예쁘기 때문인지 아니면 흔들다리 효과 때문인지는 몰라도 둘의 로맨스는 너무 뜬금포였다. 범인이 날짜를 의도한 것 같지는 않고 그 날 특별한 예정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은데 사건의 중심에 놓인 인물이 타이밍 좋게 병원에 남아있었다는 것도 다소 억지스러웠다. 편의점 털기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계획..
목차 분홍빛 일기통관 / 반광란 삼색동순 / 봄날 밤의 영상개화 벚꽃 만개 십삼불탑 / 화창한 오월의 구련보등 / 유월의 십삼요구 작가인 '나'에게 '세도리 남작'이 자신이 겪은 고서와 관련된 에피소드 썰을 풀어주는.. 책소개에도 나와 있듯 고서 수집에 미친 사람들의 얘기다. 어린 시절 고서의 매력에 눈을 뜬 세도리 남작은 고서를 수집하기 위해 고서점을 인수하고 고서를 얻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면모도 보이지만, 이 사람이 책을 읽는 장면은 나오질 않는다. (어릴 때 샀던 세계 미술 전집을 제외하곤) 책의 내용에 관한 설명이 빠지질 않았던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 책을 읽기 위해 수집한다기보단 자신이 사들인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기 위해 사고 있는 듯한.. 솔직히 나로서는 이해할 수..
시작하면서부터 연쇄살인범인 미노루가 잡혔다. 범인인 미노루와 그를 신고한 히구치,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마사코. 자신의 아들이 연쇄살인범이 아닐까 의심을 시작한 마사코, 전직 형사였던 히구치. 그리고 미노루의 범죄 행각. 이 세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이 책에 19세 미만 구독 불가 딱지가 붙은 건 미노루의 범죄 행각 때문인 듯한데.. 미노루가 여자를 죽이고 시간을 하고 사체를 훼손하는 것보다 더 끔찍했던 건 그 훼손한 사체의 일부를 집에 가져와 마스터베이션을 하는데 이용했다는 거였다. 도려낸 가슴에 입을 맞추고 그걸 지 몸에 붙이고.. 봉지에 넣어 마당에 묻어 두었다가 가족이 잠들면 몰래 꺼내와 또 사용하고.. 그렇게 살인을 하고 시간을 하고 사체를 훼손하면서 자신만이 진정한 사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