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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코노하라 나리세

그림 : 카네 히카루

 의대생 초청 진료 설명회에서 의사인 타니와키는 절호의 타겟을 발견하고 마음이 약한 의대생인 마츠모토를 술에 취하게 해 관계를 맺은 후「네가 꼬신거야」라며 거짓말을 하는데…

WEED시리즈 2탄「FLOWER」드디어 등장!!

 목차

FLOWER / WEED ~one Day~ / Green Green / SWEET






여태까지 읽었던 코노하라 나리세의 소설 중에서 이렇게 쓰레기 같은 남잔 니가 처음이에요, 타니와키..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최악이다, 이 남자. -_- king of the 쓰레기라는 말로도 표현이 부족할 정도.

의대생을 상대로 한 제1외과 설명회에서 저 녀석은 술에 약하다는 키타가와의 한 마디 덕분에 타니와키의 표적이 되어버린 마츠모토.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사이에 타니와키에게 몸을 유린당하고 밤사이의 일이 기억에 없는 걸 빌미로 자신이 먼저 타니와키를 유혹한 게 되어버렸다. 게다가 타니와키는 '남자는 마츠모토가 처음'이었지만 마츠모토에게 푹 빠진 것 같다며 거짓말이나 해대고. -_-


짝사랑하다 1년이란 시간을 들여 겨우 자신을 돌아보게 한 약혼녀는 아직도 전에 사랑했던 사람을 잊지 못한 것 같고 타니와키는 만날 때마다 몸을 함락해오며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여주고..

사랑은 하지만 자신을 봐주지 않는 여자와 사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사랑한다며 소중하게 여겨주는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던 마츠모토가 택한 것은 타니와키였으니.. 타니와키의 눈에 띈 시점에서부터 마츠모토의 불행은 시작.

입으로는 사랑한다고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지만 타니와키의 눈에 마츠모토는 수족관에서 키우고 있는 한 마리 물고기에 불과할 뿐. 주인 된 입장으로 물고기가 굶어 죽지 않도록 때때로 먹이는 주지만 물고기의 기분까지 헤아리지는 않는다. 자고로 수족관엔 여러 물고기가 있어야 하는 법. 좋을 대로 마츠모토 이외의 여자들과 놀아나고 수시로 와카미야에게 추파를 보내는 타니와키를 보면 이 남자 정말 답이 없다.

끝내는 마츠모토의 의향은 물어보지도 않고(물어봤자 분명 싫다고 했겠지만..) 제3의 남자를 끌어들여 마츠모토가 원치도 않는 섹*를 했다. 타니와키의 바람까진 참아주던 마츠모토였지만, 모르는 남자와의 강제적인 섹*에 타니와키에게 있어 자신은 좋은 장난감이었을 뿐 사랑은 아니었음을 깨달았던지 인정한 게 아닐지..

하지만 타니와키를 떠나서도 타니와키의 아이를 임신한 에미코[각주:1]와 결혼한 걸 보면[각주:2] 마츠모토는 그렇게 해서도 타니와키의 흔적을 자신의 곁에 두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어 슬퍼졌다.


"저도 놀랐습니다. 마츠모토가 그런 연애를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으니까요. 정신 없이 빠졌던 모양이지만 결국 틀렸다고 상대에게 있어서 자신은 심심풀이였다며 울었죠."


"울어…?"


키타가와가 작게 웃었다.


"병으로 마음이 약해져서 그랬다고 생각하지만, 입원하고 처음에는 잘 울었습니다. 몇 번이나 히스테리 같은 걸 일으키고, 꽃병을 집어 던지고, 링겔을 뽑기도 하고…, 그 때마다 간호사에게 들키지 않도록 청소하거나 몰래 링겔을 구해다 꼽아주고, 심할 때는 창문으로 뛰어내리려고도 하고…. 하지만 진정되고 나면 언제나 울면서 제게 사과하고 그랬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타니와키가 놀란 얼굴을 하자 키타가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생님 앞에서는 그런 적이 없나보죠?"


"아니…."


"그렇군요. 제게는… 그런 식으로 감정을 터트리기 쉬워서였을까요. 하지만 그런 것도 처음에만 그랬고 얼마 안 가 포기한 것처럼 말을 안 하게 되었죠. 얌전하긴 했지만 잘 떠들고 밝은 녀석이었는데 보고 있으면 슬펐습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도 자주 마츠모토의 병실에 들르셨었죠?"


"아아…."


"선생님처럼 좋은 분이 마지막까지 돌봐주셔서 그 녀석은 행복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반도 안 먹은 식사를 옆으로 치우고, 타니와키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둔 손가락에 닿는 뼛조각이 신경쓰여 견딜 수가 없다.

왠지 마츠모토도 아무 말 없이 이 자리에 끼인 것처럼, 3명이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묘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죽기 2, 3일 전이었나. 그 여자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츠모토는 대학 때도 그런 일과는 거리가 멀어서 야한 농담 같은 걸 한 적도 없지만, 어떻게 된 건지 그때는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제 연인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그 녀석이 조용해지길래 전 죽은 그 녀석 아내가 생각나서 아차 싶었죠. 그랬더니 그 녀석이, 1년도 못 살 거란 걸 알았다면 결혼 같은 거 안 했을 거라고 말하는 겁니다."


키타가와가 숨을 내쉬었다.


"죽어버린 아내도 좋아했지만 그것과는 다르다고. 결혼 전에 사귄 사람을 못 잊을 거라고,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놀이 상대라도 좋으니까 곁에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그래서 저도 참을 수 없어져서 위협을 해서라도 그 여자를 여기 데려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은 괜찮다고 하더군요."


역시 그 녀석은 나한테 푹 빠졌던 거다.

오라고 했었는데…, 내 말을 들었으면 좋았을 걸.


"그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자신은 어떤 얼굴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웃는 것도, 어리광을 부리는 것도, 화내는 것도, 우는 것도, 전부 무서웠다고, 그래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고. …전 그 녀석이 어떤 사랑을 했는지 모르지만, 왠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마츠모토는 입원한 후로는 조금도 웃지 않았다. 타니와키가 마지막으로 본 건, 울고 있는 마츠모토의 얼굴이었다.


"그래서 단 한번이라도, 묘 앞에서라도 좋으니까. 그렇게 좋아했던 상대를 보여주고 싶어서. 게다가 전 마츠모토가 어떤 마음으로 있었는지 그 여자가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마츠모토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부분. 동시에 마츠모토가 안쓰러운 만큼 타니와키에 대한 분노는 상승; 자신을 장난감 취급했던 남자인데.. 그렇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곁에 있을 걸 그랬다니..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은 나름 해피엔딩.. 인 경우가 많았기에 마츠모토의 죽음은 의외였다. 마츠모토를 잃고서야 마츠모토와 닮은 남자를 쫓으며 그제야 자신의 곁에 마츠모토가 없음을 깨닫고 뒤늦게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는 타니와키. 하지만 마츠모토는 더는 존재하지 않음.. 으로 정말 끝? 나름의 해피엔딩은?! 싶었지만.. 폴리네이션이 있었다는 게 함정. =_= 








'FLOWER'에 수록된 'Green Green'과 'SWEET'.

원작에서는 친형제였지만, 근친도 현대지능의 손길을 거치면 의붓형제[각주:3]가 되는 법. 여기선 형인 요시히코를 사정이 있어 마사야의 집에 온 아이로 만들어줬다.(하지만 대체 무슨 사정으로 그 어린아이가 남의 집에서 살게 된 것인지에 대한 부연 설명은 당연히 없다;)

근친은 레*프와 함께 꺼리는 소재 중 하나긴 하지만,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이라면 읽어는 봐야.. 하는 생각과 현대지능의 오지랖 넘치는 설정 변경 덕분에 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 기본 설정은 친형제라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이상한 점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 점.

형제가 됐든 소꿉친구가 됐든..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함께 자라며 같은 공간을 공유한 애들이 등장하면 한쪽의 짝사랑으로 시작해 알고 보니 서로 좋아하는 사이 내지는 시작은 우정이었지만 고백과 함께 점점 신경이 쓰이면서 사랑으로 발전하는 얘기인 경우가 많던데 Green Green은 좀 달랐다.

요시히코는 놀기만 하고 공부도 안 하는 마사야를 경멸하며 업신여기고 마사야는 마사야대로 잘난척하며 자신을 깔보는 요시히코를 싫어하고.. 형제간의 우애라곤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고 둘 사이에 접점도 없기에 얘네들 대체 어떻게 엮이려고 이러나 싶었는데 어이없는 키스 사건을 계기로 이어진 황당한 아르바이트 제안까지..

마사야에게 키스 당한 걸로 사랑에 눈을 떠서 그러한 아르바이트 얘기를 꺼낸 게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욕구 해소만을 위한 제안이었다는 게 포인트.

결국, 먼저 진심이 되어버린 건 마사야였고 요시히코는 그 감정에 휩쓸려 간 건데.. 그렇게 못마땅해하던 마사야에게 요시히코가 그토록 쉽게 함락되다니 의외라면 의외였다.

소재는 근친이지만 라센반에선 근친 설정도 버려졌고 내용 자체도 가볍게 진행되기에 무난하게 읽을 수 있었던 듯싶다.




  1. 노지마 에미코. 타니와키에게는 수족관 속의 물고기 중 한 마리. 마츠모토에게는 타니와키와 사귀기 전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 [본문으로]
  2. 마츠모토 말로는 노지마를 사랑하기 때문에 애 아버지는 누구여도 상관없이 아이를 사랑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본문으로]
  3. 짝사랑에 수록된 꽃의 향연에서는 친부자 관계였으나 아들을 입양아로 둔갑시키고, 야코우 하나의 꽃시리즈도 이복동생을 의붓동생으로 만들어주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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