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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코노하라 나리세

그림 : 카네 히카루

 엘리트 의사인 와카미야와 그의 친구 타니와키는 비 오는 어느 날 밤에 한 남자를 만난다.
하룻밤의 자극적인 유희를 위해 그 남자를 억지로 범한 와카미야.
그러나 일주일 후 그 남자 오카다와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당신의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질 이들의 사랑….

목차

WEED / EVER






파트너를 찾는 게 귀찮아서 '연인'을 만들고, 자신은 바람을 피우며 다른 사람과 놀아나도 '연인'의 바람은 용납하지 못하는 와카미야. 그건 그 '연인'을 사랑해서 독점하고 싶기 때문.. 이라기보단 네깟 게 감히+구겨진 자존심 탓이 더 크다 싶으니 뭐 이런 남자가 다 있나 싶었다. 게다가 '연인'의 바람을 목격한 후 꿉꿉해진 기분을 풀기 위해 택한 방법은 더더욱 최악이었으니.. BL이란 장르를 떠나 레*프란 소재 자체를 그다지 환영[각주:1]하지 않는데다 오카다의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와카미야는 더더욱 쓰레기 같은 놈으로 급부상.

이후 그다지 내켜 하지 않는 오카다를 졸졸 쫓아다니며 끈질기게 들락거린 결과 연인으로 발전했지만, 솔직히 오카다가 왜 와카미야를 받아준 건지는 책을 다시 읽어 본 지금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냥 와카미야가 불쌍해서..? =_=;;;

시작은 엉망이었지만 결국 서로 마음이 통해(통했던 게 맞던가;; 와카미야야 오카다가 딱 자신의 취향이었고 레*프 후에도 싫다는 상대를 끌어안고 잘 정도로 맘에 들어 했으니 그렇다 치지만 오카다는..?;;;;) 연인이 되었으니 남은 건 둘이 알콩달콩 잘 살면 되는 거였는데 알고 보면 와카미야는 이게 첫사랑;;;

편하게 안을 수 있는 '연인'을 두고 타니와키와는 섹프 관계를 유지하며 꽤 멋대로 살아오던 와카미야였지만, 진짜 연인이 생기니 상황은 달라졌다. 이게 정말 그 와카미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오카다의 일거수일투족에 전전긍긍.

심지어 멋대로 오해하고 삽질까지.. -_-;;;


「그 여자는 누구지」라고 물으면 간단한 일이다. 오카다는 여자의 정체를 가르쳐줄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 자신은 과연 말을 할 수 있을까. 즐겁게 이야기하는 걸 보는 게 불쾌하니까 그 여자에게 다가가지마,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카다에 대해서라면 무서울 만큼 질투심이 많아지는 자신을, 와카미야는 자각하고 있었다. 예전에도 오카다의 여동생에게서 걸려온 단 한 통의 전화로 싸움을 했다.

전화상대를 멋대로 오카다의「여자」라고 오해해서는 일방적으로 화내고…. 이제 두 번 다시 그런 암울한 기분은 경험하고 싶지 않다. 분명히 그 여자도 그냥 아는 사이인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타일렀다. 게다가 오카다는 말없이 바람을 필만큼 요령 있는 남자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와카미야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이 이렇게나 반한 남자에게 다른 인간이 끌리지 않을 리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만약 자신보다도 아름답고 정열적인 인간이 나타난다면…. 거기다 오카다가 그 녀석이 마음에 들어서 자기보다 더 좋아하게 된다면…. 과거의 연인은 간단히 버려지겠지. 게다가 그 상대가 여자라는 점에서, 오카다가 예전에 결혼을 해서 아이도 있었다고 하는 사실이 와카미야의 불안을 한층 부채질했다.

여자처럼 안기고 있지만 자신은 진짜가 아니다. 만약 오카다가「진짜 여자」가 좋다고 하면서「아이를 원해」라고 한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다. 여자와 친하게 지내게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자신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말하지 못하면 계속 사이좋은 두 사람을 봐야한다.


매니저로 보이는 여자와 친밀해 보였단 이유 하나만으로 오카다가 먼저 배신을 했네, 바람을 피웠네. 망상 월드도 이 정도 되면 수준급이지. 와카미야가 없는 곳에서라면 모를까 오카다 성격에 잘도 와카미야가 보고 있는 앞에서 대놓고 바람을 피우겠다. 혼자 끙끙대며 고민할 바엔 차라리 속 시원히 물어라도 보든가 여자와 어울리는 걸 참고 넘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어울리지 말라고 하기엔 알량한 자존심이 용납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무한 삽질을 반복하는 와카미야를 보면 '제발 선질문 후삽질 부탁합니다. 굽신굽신.' 소리가 절로 나올 지경.


일을 끝내자마자 곧장 아파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때부터 다음 날까지,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은 채 오카다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조용히 밤이 지나가고 전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침실 문을 바라보며, 와카미야는「내게 염증이 나서 버린 거다」라는 현실이 점점 다가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을 자지 않은 밤이 잠을 잘 수 없는 밤으로 바뀌어버렸다. 와카미야는 낮 동안 멍하니 있는 일이 많아지고 점점 실수가 눈에 띄기 시작해서, 동료들에게 몇 번이나「괜찮아?」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 아니나다를까, 수술 중에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면서 쓰러질 지경이 되어, 당황해서 선배의사를 불렀다. 자신이 이렇게 된 건 전부 그 남자 탓이라고 오카다를 원망하고, 다음 순간에는 또 그런 자신을 후회하며 부탁이니까 제발 돌아와 달라고 빌었다.

아파트에 돌아간 뒤에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마치 정신을 잃은 듯 숙면을 취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와카미야는 오로지 오카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오카다의 친구들과 가족에게 전화를 해서 있는 곳을 알아볼 수도 있지만, 와카미야는 오카다의 교우관계를 거의 몰랐다. 그렇다고 자신과의 관계를 알고 있는, 오카다의 부친이 있는 집에 전화를 걸 수도 없었다.

오카다를 정말 만나려고 생각한다면, 만나는 건 가능하다. 회사에는 나갈 테고 분명히 시립운동장에서 매일 연습하고 있겠지. 하지만 만나러 가지 않았다. 아니, 갈 수가 없었다. 얼굴이 보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만나러 간다해도 무시당해버리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질려서 나가버렸으니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오카다의 태도를 자신은 분명히 견디지 못할 것이다. 낙담해서 분명히 지금보다도 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현실에 직면하고 최종 선고를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가능성을 믿고 기다리고 있는 편이 훨씬 더 편했다.


오카다에게 여자와의 관계를 묻지도 못하고 오카다를 믿지도 못하고. 물증도 없는데 심증(도 아니지 -_- 멋대로 오해하고 왜곡한 거니)만으로 멋대로 '오카다의 바람'을 기정사실로 만들어 놓고 본인은 타니와키와 어울려 쿵짝쿵짝.. 확실하게 버림받을 만한 사건을 자처해서 만들어 놓고 정작 오카다가 집을 나가버리니 돌아와 돌아와 이 지랄;;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처음 해보는 제대로 된 연애에.. 모든 게 낯설어서 사소한 걸로도 당혹스러워하고 불안한 건 이해하겠지만 지나친 의심병이 돋다 못해 맞바람이라도 피겠다는 양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건 아니지 싶은데.. 갈수록 오카다 너는 왜 이런 애를 받아준 거니 싶을 뿐이다.

오카다가 와카미야를 받아들이고 둘이 연인이 된 시점에서 둘의 역할에 변동이 없었다면 읽다가 때려치웠을 판.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와카미야가 오카다 한정으로 안기는 걸 보며 와카미야가 오카다를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긴 하는구나.. 싶은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수시로 변동되는 취향 덕분에 대부분 책은 처음 읽었을 때와 시간 경과 후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이 미묘하게라도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위드 역시 그런 경우로 처음엔 와카미야란 사람이 너무너무 이해가 안 됐는데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읽어보니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는 부분은 생겼다. 하지만 미친 듯한 삽질은 역시 이해할 수 없고;; 작가가 코노하라 나리세가 아니었다면 두 번은 안 읽었을지도.




  1. 야쿠자 공 등장. 채무관계에 얽혀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 라는 뻔한 설정에서 나오는 레*프는 다소 환영인지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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