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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는 열여섯 살부터 많게는 스물세 살. 소년 4명에 소녀 4명, 성인 여성 1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연쇄살인마 하이무라 야마토. 그가 가케이 마사야에게 편지를 보냈다. 24건의 살인 용의에 입건된 것만 9건. 하이무라 야마토는 성인 여성이 교살된 아홉 번째 살인은 본인의 범행이 아니며 자신은 누명을 쓴 것이라 토로하는데 설령 아홉 번째 살인이 야마토의 범행이 아니라 해도 판결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야마토도 그걸 알면서 그는 어째서 마사야에게 편지를 썼을까. 야마토의 주장대로 마지막 범행이 누명이라면 진범은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죗값을 치르지 않은 채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어쩌면 진범이 두 번째 범죄를 저지를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의 누명을 벗고 진범을 체포하는 게 바람이라면 일개 대학생인 마사야에게 편지를 쓴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공권력을 가진 쪽에 호소해도 먹힐지 말지 판국에 대학생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렇기에 야마토가 변호사를 통해 마사야에게 보낸 자료에 섞인 마사야의 어머니와 야마토가 함께 찍힌 단체 사진에 납득해버리고 말았다. 어머니를 닮은 마사야. 아버지와는 닮지 않은 마사야. 아아.. 그래서 그랬던 것인가.

잔인한 살인범도 자기 혈육은 남다른 법인가 보다. 본인이 운영하는 빵집에 어릴 때부터 드나들던 마사야를 보며 야마토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이 친부임을 밝히지는 못해도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했을까. 그러다 사형 선고를 받고 나서야 죽기 직전에 마사야에게 진실을 밝히고 싶었던 것일까.

..는 개뿔. 아.. 단단히 속아 넘어갔다. 분하다. 야마토 이놈. 설마설마하다가 마사야처럼 나도 야마토의 농간에 당했다. 그의 리스트에는 아직도 20명 이상의 이름이 적혀 있고 변호사도 야마토의 손바닥 안에 있으니. 사형이 집행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야마토에게 놀아나게 되는 걸까. 마지막 문장까지 불쾌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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