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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치요지 히사무

그림 : 미나세 마사라

 "죽어도 돼. 누군가 그렇게 말해줬으면 했던 거지?"

하나시마 쥰이치는 어느 비 오는 날 밤, 자신을 상처 입히려는 듯 우산도 쓰지 않고 비를 맞고 있는 남자를 만난다. 그런 그를 내버려둘 수가 없어서, 쥰이치는 남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그러나 집에 오자마자 남자는 "당신이 죽고 싶지 않아질 만큼, 사랑해줄게." 라며 쥰이치를 덮치는데….

목차

새벽의 제라늄 / 제라늄과 여섯 송이 꽃 / 은색 아르장




 

아.. 솔직히 이 소설 설정을 모르겠다. 쥰이치는 위로 너무 잘난 형과 누나를 둔덕에 부모로부터 기대와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랬기에 굶주린 애정과 관심을 세무사 선배에게서 구하려 했다. 근데.. 어느 정도로 애정에 굶주려 있었기에 사카니시의 죄를 뒤집어쓰고 집에서 의절을 당할 정도로 그에게 집착했던 건지..

 

"저는…항상 형이나 누나와 비교당했었고, 부모님조차 저에겐 기대하지 않으셨었어요. 아무도 필요하다고 말해주지 않았죠. 하지만 사카니시 씨는 그런 저에게 독점욕까지 보여 주었고, …처음으로 제가 필요하다고 말해 준 사람이었어요."

 

딸랑 한 줄로 끝나버린 설명으로는 쥰이치가 얼마나 절절했던 건지 이해를 못 하겠다. 게다가 쥰이치의 사카니시를 향한 감정이 사랑인지 그저 자신을 돌아봐준 유일한 사람에 관한 호의인지.. 감정선도 애매하다(사카니시가 자신을 이용한 것처럼 자신도 사카니시를 이용했다고 말하는 거 보면 사랑은 아닐 것 같다만). 쥰이치와는 다르게 작가가 엄청난 페이지를 카이루의 과거 이야기에 할애해 줬던데 카이루는 카이루대로 이해 안 되는 건 매한가지. 아니.. 카이루보단 카이루가 사랑했던 약쟁이(..) 나츠메가 더 이해 안 된다고 해야 할까. 나츠메가 기다렸던 사람은 대체 누구였는지. 나츠메는 왜 그런 피폐한 삶을 살았는지. 편지엔 뭐가 적혀있었던 건지. 이런 거 궁금한 사람은 나밖에 없냐고 =_= 서브 캐릭터가 나왔으면 서브에 관한 내용도 깔끔하게 매듭을 지어주던가. 흐지부지하게 넘겨버릴 거라면 등장시키질 말든가.

캐릭터가 흐지부지해서 스핀오프로는 나와줄 것 같지도 않구만.. 예상을 깨고 나온다 해도 읽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만..

중반에 쥰이치가 카이루를 구하기 위해 권총 한 자루만 들고 혈혈단신으로 야쿠자 저택에 쳐들어간 내용에서도 피식. 카이루가 갇혀있던 곳은 나름 이름 알려진 야쿠자 저택인 것 같은데 보초를 허술하게 서나. 어떻게 일반인인 쥰이치가 야쿠자를 상대로 카이루를 탈환할 수 있었던 건지. 카이루를 도망치게 놔둔 이바를 죽일 정도로 잔인하고 카이루에 대한 집착도 엄청나던 오노데라가 감시를 허술하게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그렇게 빈번하게 탈주를 시도했음에도 카이루를 두 다리 멀쩡하게 냅둔 것도.. 오노데라 정도면 다리 하나 쯤은 아무렇지 않게 분지를 것 같지 않나. 카이루를 죽을 만큼 때린 거 보면 카이루의 아름다움에 흠집 하나라도 생겨선 안 됨.. 이런 것도 아닌 것 같구만.

애초에 소설이니 모든 것은 작가 마음,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지만 어느 정도 개연성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bl이란 장르에서 그런 걸 바라면 안 되는 건가 =_=

오노데라의 급작스러운 죽음도 어이없음. 사기사와는 폼이었던 건가. 그냥 둘은 계속 오노데라를 피해 도망 다니며 숨어 사는 그런 엔딩으로 끝나는 게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간만에 낯선 작가의 책을 골라봤는데 책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은 망했구나.. 싶은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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