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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보다/m

PMC: 더 벙커

카엔 2019. 2. 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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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러 라이브에서 하정우의 다리를 묶어 재미를 보았던 감독은 그때의 흥행을 잊지 못했는지 더 벙커에서도 하정우의 다리를 묶어버렸다(하정우의 액션을 기대했거늘 이게 뭔..).

에이헵은 미션 진행 중 배신자에 의해 의족이 부서져 욕실이란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에이헵의 눈을 대신해 구체 카메라가 벙커의 이곳저곳을 누빈다. 각각의 카메라가 송출한 영상을 에이헵이 지켜보는 방식은 게임 플레이 화면을 보는 듯 독특했지만, 촬영하는 게 크기도 작은 구체 카메라라는 설정이라 화면이 어지럽게 흔들려 장시간 보고 있으려니 눈이 어질어질하더라.

극 중 사건도 문제가 하나 해결되나 싶으면 다른 문제가 터지고. 그 문제가 해결될까 싶으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 피로도 극에 달했다. 영화가 대체 언제 끝나나 눈물 날 지경.

스토리도 맥락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윤지의가 막다른 길에서 포위된 상황을 어떻게 벗어났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수혈팩을 담았던 가방은 어디로 사라졌으며 윤지의는 찰과상을 제외하면 멀쩡해 보였는데 그의 품에 있던 수혈팩은 왜 구멍이 났는지.. 결과는 있는데 과정이 없다.

에이헵의 행동도 이해 불가다. 킹을 살리기 위해 이미 출혈 과다 상태인 로건의 목에 아무렇지 않게 주삿바늘을 꽂을 땐 언제고 비행기에서 추락하는 윤지의를 살리기 위해 그렇게도 애를 쓰다니. 모든 것은 마지막 어깨동무를 위한 빅픽처였던 건가.

남한과 북한이 나오는 다른 영화들이 그러하듯 더 벙커에서도 에이헵과 윤지의 사이의 우정은 뜬금포로 느껴질 뿐 그놈의 우정이 어디서 싹텄는지 공감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생사의 고비를 함께 넘기며 돈독해졌다 뭐 이런 건가.

목소리는 좋았지만 뭐라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윤지의의 대사도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가 강요하는 뜨거운 동지애가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아.. 북한말에도 제발 자막 깔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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