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읽다/N_n

[넬레 노이하우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카엔 2014. 5. 9. 16:06

 

 

 

 

독일 아마존이 선정한 베스트셀러라느니 전 세계 11국어로 번역된 소설이라느니 출간 즉시 33만 부가 팔렸다느니.. 책에 따라붙는 수식이 참 많던데 하도 유명하길래 대체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독특한 분위기의 표지도 흥미를 끌었고.

타우누스 시리즈라는 걸 모르고 이 책을 골랐는데 이게 4번째 소설이던가.

두 명의 여자 친구를 살해한 죄로 10년 형을 선고받은 토비아스가 출소 후 자신의 마을로 돌아왔고 폐쇄된 비행장에선 의문의 사체가 발견되고 한 여자가 육교에서 추락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결말을 향해가면서 하나로 묶이는 방식의 진행은 참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이 책은 사족이 너무 많더라.

황폐해진 집과 자신으로 인해 10년간 마음고생 한 부모님. 마을 사람들의 노골적인 멸시.

사건 당시의 정황은 토비아스에게 너무나도 불리했지만, 정작 토비아스는 술에 취해 그때의 일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비행장에서 발견된 사체가 10년 전 살해당한 로라임이 밝혀지며 토비아스가 무죄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보덴슈타인과 피아는 조금씩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데..

누가 왜 어떤 이유로 로라와 스테파니를 죽이고 그 죄를 토비아스에게 덮어씌웠는지 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굵은 틀 하나만 풀어나갔어도 점점 밝혀지는 진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 텐데 피아의 집 문제와 보덴슈타인의 아내의 외도는 대체 왜 집어 넣은 것인지. 몰입해서 읽을만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보덴슈타인의 개인사에 흐름이 자꾸만 뚝뚝 끊기니 나중엔 500p에 달하는 책 분량에도 짜증이 났다.

토비아스가 살인죄로 10년 형을 산 전과자임에도 불구, 독일에서 잘나가는 여배우이자 토비아스의 소꿉친구이기도 한 나디야가 그에게 품은 호감을 숨김없이 드러낸다든지 나디야의 마음을 받아들인 듯 둘이 꽁냥거리다가도 자신의 첫사랑과 꼭 빼닮은 아멜리를 머리 한구석에서 잊지 못하는 토비아스라든지.. 이건 내가 지금 읽고 있는 게 아침 드라마 풍의 소설인지 할리퀸인지 추리소설인지 정체를 모를 지경. 중반까진 어떻게든 긴장감을 유지하며 흐름에 빨려들었는데 잊을만하면 나오는 아내의 불륜현장 발각과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들이 하나같이 존잘이었던 탓에 취조하러 갔다가 상대에게 혹해서 그 사람을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든지 손에 반지가 끼워져 있다고 실망한다든지.. 오글토글 할리퀸 삘이 모든 걸 망쳤어.